몇 년 째 골판지 상자를 이용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포장이나 운송에 쓰이는 골판지가
내 작업 안으로 들어온 것은, 그것들이 뭐든 쉽게 쓰다 버리는 풍요로운 시대의 편린이기 때문이었다.내 작업 속에서 골판지들은 유년의 추억이 담긴 동네가 되기도 하고 그리운 이들이 사는 동네가
되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날의 기억을 되살려내기도 하고 별이 총총 떠 있던 아름다운 별밤이
되기도 했다.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 그래서 언제나 그리운 풍경이 되었다. 몇해 전 북경에서
작업할 기회가 생겨서 몇 달 머문 적이 있다. 익숙한 풍경들로부터 멀어지자, 그제야 종이 그 자체가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한 재료로써의 골판지가 아닌 존재 자체로서의 골판지. 같은 면이라도 볕과 습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색은 다르게 변한다. 같은 종이라도 겹겹이 쌓인 면들은 또 저마다 다른 우주다. 나는 종이 그 자체의 색을 고스란히 살려 이국의 풍경에 벽돌을 쌓고
지붕을 올렸다. 자본의 광풍 속에서 일회용으로 사는 것은 거기나 여기나, 골판지나 나나 뭐 얼마나 다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씁쓸한 웃음 대신 따스한 시선으로 작업을 이어나가겠다.
더는 쓸모가 없다고 내팽개쳐졌지만 여전히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종이인 골판지처럼!
구분 | 무상대여,기획전시(비영리 목적) | 환경조성(유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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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기간 | 1개월~3개월 | 12개월~6개월 | 7개월~12개월 |
임대료 적용요율 | 작품금액의 0.5% | 작품금액의 1.5% | 작품금액의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