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자생적 도시재생’은 예술가를 통한 명소로 탈바꿈된 관광과의 융복합 산업으로 성공 모델을 제시하였다면 국내 사례는 정반대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람이 주가 되는 자생적 재생과 다르게 공직사회 성과와 편의주의에 편승된 하드웨어 중심 보여 주기 식 단기 사업으로 전락했다.
1. 도시재생과 미술시장의 상관성
최근 정부에서는 한화 50조를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투입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현재까지 도시재생은 산업사회의 발전 속도와 맞물려 국가순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유럽에서 시작하여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던 산업사회는 문화수준과 예술의 발전이 함께하며 성장해 왔다. 예를 들면 나폴레옹 이후 그리스 문명이 파리에 안착하고 발전되어 1960년대 몽마르뜨 언덕을 중심으로 예술의 부흥기를 가져온다.
70년대 후반 세계대전 이후 팝아트를 통한 문화패권 주의를 꿈꾸었던 미국은 유럽의 예술가들을 뉴욕에 집중시키며 성공적인 ‘현대미술 일번지’를 형성한다. 당시 뉴욕 시장은 산업사회의 산물인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비워진 창고와 공장지대를 새롭게 신도시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인해 비워진 공간을 예술가에게 저렴하게 임대한다.
저렴한 임대료에 충분한 작업장을 확보한 예술가들의 활동은 자생적 도시재생 사례를 만들어 내기에 이른다. 결국 사람들이 집단화된 예술가들의 놀이터를 찾아들게 되고 점차 관광명소로 알려지게 되었다.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에서 일어난 융복합 놀이터로 자본이 투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명품관과 상업시설이 주를 이루고 임대료가 상승하자 예술가들은 설자리를 잃고 떠나게 되며 젠틀리피케이션이 시작된다. 다시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집단화된 예술가 놀이터는 새로운 도시공간을 찾게 되고 똑같은 방식의 명소가 외곽에 재탄생한다. 그곳이 뉴욕 미술 일번지라 불리었던 소호, 첼시거리이다.
현재진행형인 뉴욕의 ‘예술가를 통한 도시재생’은 도시 외곽 창고지대를 예술가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입주시켜 하나씩 개발한다. 다시 가격이 오르고 젠틀리피케이션이 반복되는 악순환 구조로 부동산 임대업자의 배를 불리며 계속되고 있다.
이런 방식의 도시재생 개발은 약 10년 주기로 옮기게 되며 미술 자본과 시장이 새로운 다음 지역에 형성되고 대륙 국가별 순서를 갖는다.
80년 후반 창고전시의 효시가 되었던 런던 남동쪽 버려진 창고에서의 ‘프리즈 쇼’와 화력발전소였던 ‘테이트 모던’, 90년대 통일독일 동베를린 ‘미테 거리’, 2000년 들어 아시아 베이징 ‘798’과 ‘송좡’, 2010년 홍콩과 타이베이, 상하이 등지의 ‘창고지대’가 같은 방식으로 개발된다.
자생적 도시재생과 관광과의 융복합 산업은 자본의 투입과 함께 새로운 미술시장 형성으로 나타난다.
국내 역시 순서에 따라 2010년 도시재생이 시작되어 정부의 부처별 프로젝트가 실행된다.
문화관광부 ‘폐산업시설을 예술공간으로’, 농림식품부 ‘농촌살리기’, 국토부의 ‘지구단위별 도시재생’까지 3개 부처에서 시작된 지자체 지원 사업은 해외 여타의 도시재생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행되어 지속운영과 성공 모델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해외의 ‘자생적 도시재생’은 예술가를 통한 명소로 탈바꿈된 관광과의 융복합 산업으로 성공 모델을 제시하였다면 국내 사례는 정반대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사람이 주가 되는 자생적 재생과 다르게 공직사회 성과와 편의주의에 편승된 하드웨어 중심 보여 주기 식 단기 사업으로 전락했다.
예술가들이 놀이터를 만들어가며 지속운영을 바라는 것과는 반대로 예술가를 사전프로그램 등의 성과 부풀리기 행사에 동원하고 사업주체가 책임의식이 결여된 상태의 소위 ‘먹튀’, ‘공적자금 국비헌터’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렇게 일본과 한국은 미술시장과 자본의 순서가 허망하게 지나갔다. 우리와 비슷한 방식의 일본은 그나마 ‘농촌 살리기’ 재생 사업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였지만 한국의 도시재생은 건강한 방식이 아닌 관행으로 남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도시재생 뉴딜 사업 또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2. 남도 그랜드 아트 투어
남도는 근대미술의 한 축을 담당하며 지역의 환경적 요소와 함께 진도 운림산방 3대 소치 미산 남농과 의제 허백련, 오지호 등의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박정희 대통령의 서화 스승이었던 소전 손재형(전남 진도 1903 ~ 1981)의 정치적 영향과 문화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한 리더십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이 군부집권기는 부분활황기(1960년대~1992년)라 할 정도로 미술시장과 예술가의 가치 기준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었던 시절이다.
남도의 화맥과 지역 환경은 문화예술이 부흥될 충분한 역량과 수준이 갖추어져 근현대로 이어졌지만 국내 화랑과 자본에 의한 미학관의 주도적 역할에 의해 학맥과 라인 문화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농경 중심 사회에서 문화예술이 꽃피어 예술의 고장이라 일컬었던 남도 정신은 점차 힘을 잃게 되었으며 자본 중심으로 문화 권력을 만들었던 세력에 그 자리를 내어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남도의 예술적 환경은 노무현대통령의 광주문화수도 조성 공약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적 소외와 ‘물타기 작전’ 등에 의해 약화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는 2014년부터 ‘남도문화예술부흥’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펼쳐 남도예술의 재기를 꿈꾸었다.
각 지자체가 붕괴되고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무엇으로 가져갈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해답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현실에 문화예술이 모든 사업과 융합되어 인구증가와 관광객 유치로 유럽 수준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라남도는 2014년부터 ‘남도문화예술부흥’이라는 새로운 정책을 펼쳐 남도예술의 재기를 꿈꾸었다.
각 지자체가 붕괴되고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무엇으로 가져갈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해답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현실에 문화예술이 모든 사업과 융합되어 인구증가와 관광객 유치로 유럽 수준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다는 구상인 것이다.
수묵비엔날레는 그 일환으로 첫 해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현재 문화수도인 광주의 비엔날레,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고 아트투어리즘을 활성화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화 수준과 미적 감각은 국가와 그 지역의 삶의 질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다. 또한 문화예술을 보는 시각과 그레이드는 국제적인 아트 투어리즘의 성공과 직결된다.
국내에서 한정된 공직 관행으로 문화예술 부흥이라는 목적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공직과 행정, 정책에서 ‘팔길이 지원 원칙’에 따라 예술가와 기획자 등의 전문가에게 자율성을 충분하게 부여하고 행정적 지원을 한다면 우리는 국제 대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미술유동자본은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 그 지역의 환경과 여건이 마련된다면 언제든 투입되며 국제시장이 구축된다.
우린 이런 글로벌 아트 마켓과 함께 관광이 융합된 남도문화예술 르네상스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한다. 그것만이 그동안 자본에 뒤쳐진 지역 부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광주비엔날레, 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페스티벌, 아트광주 등의 미술행사와 담양의 매타 국제예술창작촌, 담양 국제아트페어, 여수의 국제아트페스티벌, 수묵비엔날레 등의 시각예술 행사는 유럽 그랜드 아트 투어와 견줄 수 있으며 관광과 융 복합된 산업,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3. 일본 한국의 반대로 도시재생
도시재생과 미술시장의 연관성, 예술가의 집단화에 따른 부동산 개발, 문화예술, 관광이 융합된 선진 사례를 살펴보았다.
한국과 일본은 유럽, 미국과는 다른 형태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져 지속운영과 선진 사례 같은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근본적인 이유는 도시재생 방식이 반대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선진산업사회에서 비어진 창고와 공장지대가 예술가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져 관광과 융복합 되었다면 우린 그와는 반대방식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재생,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지나친 간섭에 의한 자율성 배제로 사업이 이루어졌다.
이런 억지스런 하드웨어 중심의 방식은 사람 중심 문화예술중심과는 거리가 멀다. 그나마 일본의 경우 도시재생과는 다르게 농촌재생에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하지만 우리는 도시재생 사업이 지속성 없이 빈 건물에 사람이 없고 주민의 혈세만 투입되는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각의 문제를 분리할 것이 아니라 크게 확장된 의식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고 문화예술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도시재생 사업과 문화예술, 관광이 융복합되어 산업화로 나타나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올바르고 전체를 넓게 살필 수 있는 정치행정 리더십이 절실하다. 현재 대한민국은 통일한국을 앞두고 있다.
통일 독일처럼 문화예술로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남도가 중심이 되어 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