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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이 달의 작가

낭만주의자의 직관과 환타지 미학

장경화(조선대 초빙교수, 문학박사)
부제

그는 젊은 약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읽는 직관력, 예술적 상상력과 자신의 미학적 관점 그리고 가치관의 건강성 등 앞으로 활동이 기대되는 좋은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되어 진다. 그래서 그는 대중은 물론 큐레이터들과 미술평론가들에게서 사랑과 주목받는 작가인 것이다.

낭만주의자의 직관과 환타지 미학-대표 이미지
하루 김

어려운 시간에 맞선 미술입문

하루 김(본명 김 형진, 38세)은 대학입학과 더불어 IMF 여파로 부모님 사업이 부도를 맞게 되는 어려운 일이 찾아왔었다. 차마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결국은 입학 등록금을 내고 바로 군에 입대를 하였다. 아무래도 전역하고 나면 대학을 다니는 경제적상황이 좋아 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전역이후에도 가정의 어려움은 연장선에 있었고 그는 그때부터 집안의 도움이 없이 서울에서 홀로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함께 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하루 김은 “그림보다도 돈 벌어야 하는가?”하는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었다. 어려운 시간이지만 온몸으로 맞서는 방법 밖에는 달리 대안이 없었다. 그는 학업을 마치면 아르바이트 현장에 와서 늦은 밤까지 시간을 보내고 좁은 단칸방에서 새벽까지 그림 그리다가 쪽 잠을 자야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까지 욕심을 내어 무사히 졸업하였다. 이러한 시간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그렇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는 제대로 된 그림을 욕심 것 그려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우선 현실에 맞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가 바빴기 때문이다. 대학과 대학원 시절을 보내면서 그의 그림에 관한 큰 고민이 있었다. 형상은 있지만 정신과 철학이 없는 그림으로 자아가 없었다. 그리고 수묵은 학업으로도 부족한 양식으로 수많은 연마를 거듭해야 했는데 아쉬움이 컷을 것이다.
2009년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하광을 하였다. 그에게 연3회에 거쳐 소중한 기회가 찾아왔었다. 2009년 ‘의제미술관 레시던시’와 2012년 ‘광주시립미술관 양산동레시던시’ 그리고 2014년 ‘광주시립미술관 북경레시던시’ 참여였다. 어려운 시절 미술관 레시던시에 몸을 의탁하면서 작품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진 것이다. 자아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 그리고 자기 미학의 아우라 형성과 형상성 확보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을 진지한 탐구를 위한 독서와 고민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하루김은 어려운 시간을 관통해 오면서 현실을 도피하거나 거스르지도 않고 온몸으로 당당하게 맞서 견디어 온 것이다. 그 시간들과 타협하거나 비굴하지 않았다 어찌 보자면 바보스럽고 우직스럽게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타협하지도 않고 정면 돌파로 극복해 내는 방식 이것이 하루김이다.

여행풍경 그리고 식사

‘맛있는 산수’와 ‘도시락 시리즈’의 유희

하루김에게 시립미술관 ‘양산동스튜디오’와 ‘북경스튜디오’(2012 - 2014)의 3년의 시간은 매우 유익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몸을 의탁하는 터전과 제공과 작품의 동기부여를 해준 셈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문제의 청년작가로 국내.외미술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맛있는 산수’의 시리즈를 제작을 시작하게 했던 귀한 시간이었다.
현대인은 여행을 즐기는 기회가 많아졌다. 하루김 그 여행에서 작품제작이 출발되어 진다. 여행을 통해 보고, 먹고, 즐기면서 오감을 만족하는 문제를 그의 작품에서는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오면 SNS를 통해 기념사진, 즐기는 음식, 현지에서 기념이 되는 사진 등을 올린다. 하루김은 이러한 SNS에 올라오는 여행지를 다 가보지는 못한다. 결국 지인이 다녀온 여행지를 보면서 대리만족과 함께 그는 작품 속에 몰입되어 상상의 유희적으로 즐기는 방식을 취한다.
지난 2017년 전시에 출품되었던 ‘맛있는 산수’ 시리즈 중 「화가의 여행풍경 그리고 식사」를 보자 화면에 조합된 산수들은 SNS에 등장되는 주요 여행지의 풍경들을 수집해서 조합하고 편집된 이미지들이다. 결국은 그가 실경을 보지 못한 풍경들이다. 그러한 풍경을 하루김은 심상의 유희적 관점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상상하면서 그려져 있다. 접시와 그릇에는 맛있는 음식이 담겨져 있고 산수는 유명한 관광지의 풍경이나 될 듯한 이미지를 조합시켰다. 모르긴 해도 작가도 등장되는 풍경의 관광지를 가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화면에 그려져 있는 음식들을 먹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욕망을 달래고 또한 즐기기 주관적인 강열한 자기감정을 담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은 현대인 모두 욕망의 접점이기도 하다.

꽁치구이

왜 하루김은 이러한 작품태도를 지니게 되었을까? 그는 인간이 가져야 할 이상 즉 육체와 정신의 모두 만족하고 조화를 이루고자는 화두를 담아내고자 한다. 현대사회는 인간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정복하고자 쉽게 생각하고 문명의 발전에 인간의 정신은 편협되고 왜곡된 사고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데에 대한 담론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작품을 통해 주관적 몰입과 유희적 의도를 지니고 있다.
2017년 개인전이후 하루김은 작품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맛있는 산수’ 시리즈에서 ‘도시락 시리즈’로의 작품은 변화되고 있다. 현대인은 여행을 하면서 도시락을 지니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 도시락은 각자의 ‘카메라’가 될 수도 있고 ‘스마트 폰’이 될 것이다. 사진으로 많은 자연과 여행자의 동향(낚시, 수영, 스키, 골프 등)을 기록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박제된 상상의 여행에서 보다 더욱 현장감 있는 체험을 통해 유희적 감동을 더욱 높여 전달하자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여 진다. 즉 현장감있는 실경과 체험의 감정을 증폭시켜 화폭에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는 그는 SNS나 인터넷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직접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의 스케치를 통해 수집된 특별한 자연을 도시락에 담아 그린다. 그래서 자연이 곧 음식으로 그는 도시락에 현장에서 ‘수집된 산수’, 실경을 재구성하는 ‘편집된 산수’를 담아내게 된다. 실경의 하나하나의 이미지가 화폭에서는 다시 되살아나는 감동으로 연출되어 진다.
하루김은 이러한 일련의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관찰된 자연의 이미지는 어느덧 주관화된 경험치와 감정의 자연으로 존재한다. 수집되고 편집된 과정을 통해 자연은 그의 직관에 의해 재구성되어 지며, 그가 마주하는 자연과 화폭의 산수는 유희적 대상으로 실재의 자연과는 또 다른 자연으로 남게 된다. 그는 이렇게 자연을 대하는 태도, 산수를 그리는 방식의 출발은 전통을 부정하고 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대적 환경과 정서의 변화로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그의 회화이념은 19세기 유럽에서 있었던 세기말적 사조인 ‘낭만주의’ 경향과 비슷한 유형으로 보여 진다. 즉 다시 말해 외부세계와는 무관하게 자신의 감정과 주관에 의한 삶의 방식과 예술을 바라보는 그러한 방식이다.

노란도시락(산수를 담다)

사랑받는 우리시대 낭만주의자

19C REALISM과는 대비되는 낭만주의는 세기말적 분위기와 현상에서 나타나는 예술이념으로 하루김은 관심 없다. 그리고 현재까지 자신이 낭만주의 예술가로고 생각해보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그가 알건 모르건 건 구시대의 예술이념을 표방한다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는 아닐 것이다. 다만 자신의 예술이념과 함께 작품이 어떻게 발현되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예술가의 소명의식은 다양하게 시대별로 나타나게 된다. 하루김은 전통적 회화가 현대적 개념으로 편입되어 그려진 산수(나무, 산, 물, 돌 등)이 이상적으로 조합시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으나 이상적으로 환상적 환타지로 현대인에게 위안이 되고 즐거움이 되어주고 있다. 이 또한 우리시대에 존재하는 예술가의 의식일 것이다. 예술가의 의식은 역사적 문제나 사회 참여적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즐거움과 환상적 희망을 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던가? 이 또한 시대를 읽어가는 직관력의 작동은 시대의식과 예술적 상상력이 조합되어 현재의 작품을 빗어낸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하루 김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무겁고 어두움을 뒤로하고 밝고 희망적 미학어법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자면 하루김은 독일의 낭만주의 경향인 세기말적 현상의 공포나 고통 죽음을 매개로하는 염세적 개념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유형으로 작품을 통해 그의 유희적 상상력을 통해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여행과 음식의 판타지를 안겨주고 있다. 그리고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 작품에 환상적 판타지를 표현하고 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보면 그는 젊은 약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읽는 직관력, 예술적 상상력과 자신의 미학적 관점 그리고 가치관의 건강성 등 앞으로 활동이 기대되는 좋은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되어 진다. 그래서 그는 대중은 물론 큐레이터들과 미술평론가들에게서 사랑과 주목받는 작가인 것이다.

난 기다린다

하루김(1980년생)

홍익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10회) 맛있는 산수전(서울, 광주 등)

초대전
2018 도서산간(청주시립미술관) / 빌려온 풍경(이천시립미술관)
2017 삼성전자 아트 콜렉션(서울, 쿤스트할레) / 음식사냥(전북도립미술관)
2016 북경질주(광주시립미술관) / 한.중.일 예술제(남보문화센터, 중국)
2015 남도미술200년(부산시립미술관) / 빛 2015(광주시립미술관)
2014 네오산수(대구시립미술관) 외 100여회

수상
Etro 미술대전(2016, 은상) / 신세계미술제(2013, 대상)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 삼성전자 / 주)ETRO / 광주시립미술관 / 광주시청
성남문화재단 / 신세계백화점 / 광주서구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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