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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이 달의 작가

성혜림 작가

글, 사진 : 전라남도문화재단
부제
미술품 온라인경매 「테이크 아트 홈」

내면의 아이,
진짜
나와 만나다

성혜림 작가-대표 이미지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바로 시간이 아닐까. 시간은 거짓 없이 늘 제 시간을 간다. 어느 누구에게도 불평등하지 않다. 그렇게 공평한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모두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 육체는 시간을 조금씩 삼키어 갈지언정 마음은 시간을 삼키지 않는다. 그저 시간을 조금씩 삭혀가는 것 같다.

성혜림 작가는 아이를 그린다. 그 아이는 시간을 삭혀낸 자신이다. 작가의 내면에 남은 아이, 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 모두의 내면에 자리한 아이이다. 아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아이일 수도, 또 어른이 되었지만 아이의 시간을 동경하는 아이런지도 모른다. 그렇게 작가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과 세상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이상적이고 환상적이면서도 냉소적이기도 한 세상을 은근슬쩍 내밀어 보여준다.

어제의 나에게 오늘을 묻다_30x30_oil on canvas_2020_성혜림

눈을 감거나 반쯤 감은, 슬픔도 외로움도 베인 듯한 아이의 모습은 낯설지만 낯설지 않다. 어쩌면 그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는 현재 우리들의 진정한 모습을 느껴간다. 세상과 맞서기엔 여전히 낯선 현실이지만 오늘 하루도 불끈불끈 힘을 내어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아이의 모습에서 다시금 상기한다. 어릴 적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팠던 마음은 저만치 사라지고 다시 아이를 동경하는 마음처럼 아이의 모습은 어른을 동경하지만, 어른의 세계를 외면하는 듯하다.

생각이 많은 어른은 겁이많다_65.1×53.0_oil on canvas_2015_성혜림

그렇게 성혜림 작가의 그림들은 우리들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과연 나는 어른인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인지 묻는다.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의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어린 아이의 모습들엔 세상의 고뇌도 시름도 다 그대로이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이라면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노라고, 그때의 마음을 상기시키는 힘을 건넨다. 내면의 나와 다시 만나게 하는 성혜림 작가가 그려낸 아이들은 우리에게 거친 세상을 딛고 살아갈 힘을 슬쩍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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